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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을 12척이나 만드는데 왜 공장을 또 지어야 할까|독일 212CD의 규모의 경제

읽는 시간 약 14분
독일과 노르웨이의 212CD 잠수함 12척 공동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두 번째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산업 구조

최초 작성일: 2026년 10월 9일
최종 수정일: 2026년 10월 9일

독일과 노르웨이가 함께 주문한 212CD 잠수함은 모두 12척입니다.

주문이 많아졌다면 똑같은 잠수함을 더 많이 만들면서 생산비를 낮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두 나라는 오히려 독일에 두 번째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노르웨이도 그 설비투자 비용의 일부를 부담합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추가로 주문하는 잠수함의 구매가격이 초기 계약보다 높아졌다는 사실입니다.

같은 설계를 더 많이 생산하면 비용이 줄어드는 ‘규모의 경제’는 어디로 간 것일까요?

이 질문은 잠수함이라는 특수한 제품에서 출발하지만, 주문이 늘어날 때 공장을 확장해야 하는 제조기업 대부분이 마주하는 문제와 연결됩니다.

잠수함 12척은 어떻게 만들어진 주문인가

독일과 노르웨이의 212CD 공동사업은 처음부터 12척 규모였던 것이 아닙니다.

2021년 체결한 초기 계약에는 독일 2척, 노르웨이 4척이 포함됐습니다.

이후 독일은 추가 4척을 주문했고, 노르웨이도 기존 4척에 2척을 더하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독일 6척과 노르웨이 6척, 모두 12척 규모의 공동 프로그램이 됐습니다.

TKMS는 2026년 발표에서 이 12척이 공동 프로그램의 계획된 최대 주문 규모에 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는 캐나다가 추진하는 최대 12척의 별도 잠수함 사업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현재 독일·노르웨이의 12척과 캐나다의 잠재적인 주문을 하나로 합쳐 이미 확정된 24척인 것처럼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독일과 노르웨이의 12척만으로도 중요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처음 계약한 물량보다 생산해야 할 잠수함이 많아진 것입니다.

주문이 12척으로 늘었다고 생산능력까지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잠수함은 주문서에 숫자를 하나 추가했다고 곧바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제품이 아닙니다.

선체를 제작할 시설과 장비가 필요하고, 정밀한 부품과 여러 시스템을 조립해야 합니다. 전문 인력과 검사·시험 과정에도 시간이 들어갑니다.

이런 생산시설에서는 생산능력 자체가 중요한 제한 조건입니다.

노르웨이 정부의 212CD 사업 자료에 따르면 초기 잠수함들은 독일 킬의 TKMS 시설에서 건조되고 있습니다.

독일과 노르웨이는 주문량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비스마르에 두 번째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계획도 추진했습니다.

노르웨이 정부는 새로운 생산라인이 인도 속도를 높이고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향후 다른 협력국에 잠수함을 공급할 가능성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서 첫 번째 경제적 차이가 나타납니다.

기존 공장을 더 많이 이용하는 것과 새로운 생산라인을 추가하는 것은 같지 않습니다.

기존 시설에 여유가 있다면 주문 증가분을 처리하면서 설비의 고정비를 더 많은 제품에 나눠 부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시설의 처리 능력을 넘어서는 순간에는 새로운 건물, 생산장비, 인력과 운영체계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주문은 연속해서 증가하지만 생산능력은 새로운 설비를 추가해야 크게 늘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TKMS가 설명한 비스마르 투자에는 2억 유로 이상이 등장한다

TKMS는 2025년 투자자 대상 설명자료에서 비스마르 조선소 확장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이 자료에는 잠수함 건조를 위한 두 번째 압력선체 생산라인과 함께 2억 유로를 넘는 설비투자 계획이 포함돼 있습니다.

투자액의 상당 부분은 2028년까지 집행될 예정이며, 대부분을 고객의 직접적인 부담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숫자는 주의해서 읽어야 합니다.

2억 유로 이상은 당시 회사가 밝힌 비스마르 확장 관련 계획 투자액입니다. 잠수함 한 척의 건조원가도 아니고, 그 금액 전부가 이미 지출됐다는 뜻도 아닙니다.

또 비스마르 확장시설은 잠수함만을 위한 독립적인 공장 전체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TKMS는 잠수함과 수상함 건조 기능을 갖춘 조선소로 발전시키는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시설 배치보다 투자 구조입니다.

주문이 늘면 제조기업은 추가 생산시설에 돈을 써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례에서는 새로운 설비의 비용을 제조기업 혼자 부담하는 구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고객인 정부 역시 생산능력 확대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부담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정부가 원하는 것은 단지 정해진 성능의 잠수함이 아닙니다. 필요한 시기에 잠수함을 인도받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규모의 경제라면 주문이 늘수록 싸져야 하는 것 아닐까

규모의 경제는 생산량이 증가할수록 제품 한 단위에 들어가는 평균비용이 낮아지는 현상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공장에 이미 설치한 장비의 비용이 100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장비로 제품 5개를 만들면 한 제품이 부담하는 설비비는 20입니다.

같은 장비로 제품 10개를 만든다면 한 제품이 부담하는 설비비는 10으로 줄어듭니다.

이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 계산이며 실제 TKMS의 제조원가를 나타내는 숫자는 아닙니다.

하지만 조건을 하나 바꾸면 결과도 달라집니다.

제품을 10개 만들기 위해 새로운 생산라인을 추가해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기존 장비의 비용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장비와 설비의 비용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생산량이 늘어 고정비가 분산되는 이익과 새로운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문량이 증가했다고 평균비용이 언제나 같은 속도로 낮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규모의 경제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규모를 확대하는 과정 자체에도 비용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규모의 경제인데 왜 추가 잠수함 구매가격은 더 높아졌을까

노르웨이 정부는 추가 2척을 도입하면서 비용이 상승한 이유를 공개했습니다.

새로운 잠수함과 관련 무기체계의 가격은 첫 네 척과 비교해 높아졌습니다.

정부 자료에는 방산시장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그 배경으로 제시돼 있습니다.

여기에 신규 생산라인을 위한 노르웨이의 투자 부담, 추가 무기체계와 장비, 시험 및 사업관리 비용도 포함됩니다.

또 초기 네 척에 대한 기존 사업비 일부는 환율 변동 때문에 조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단순하게 해석하면 잘못된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추가 잠수함의 구매가격이 더 높아졌다는 사실이 곧 TKMS가 생산할 때 드는 단위 제조원가도 똑같이 상승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정부가 지불하는 전체 사업비에는 잠수함 자체 외에도 무기체계, 시험, 사업관리, 시설투자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반면 제조기업 내부의 실제 원가는 인건비와 부품비, 설비비, 생산 효율 등 별도의 자료가 있어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현재 공개된 노르웨이 정부 자료만으로는 추가 잠수함의 가격 상승분 가운데 어느 정도가 TKMS의 단위 제조원가 변화에 해당하는지 계산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여기서 확인되는 현상은 두 가지입니다.

공동 설계와 생산 확대가 단위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정부의 기대가 있습니다.

동시에 실제 추가 구매에서는 원자재 가격과 무기체계, 설비투자 등으로 전체 비용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둘은 서로 모순되지 않습니다.

공장 투자비를 누가 부담하느냐도 중요하다

일반적인 제조업 이야기에서는 기업이 공장을 확장하고 그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판매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그림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방산조달에서는 계약 구조가 다를 수 있습니다.

212CD 사례에서 노르웨이는 독일과 함께 두 번째 생산라인을 지원하는 비용을 사업에 포함했습니다.

TKMS 역시 비스마르 확장 투자 상당 부분을 고객 부담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것은 구매자가 단순한 제품 구매자를 넘어 생산능력 확보에도 참여하는 구조입니다.

구매자는 생산시설에 대한 비용을 더 부담하는 대신, 필요한 장비를 더 빠르게 공급받을 수 있는 여건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제조기업은 투자비 전체를 자체 자금으로 부담하는 경우와는 다른 재무구조로 증설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객 부담금이 존재한다고 해서 기업의 모든 투자 위험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생산 일정의 지연, 공급망 문제, 인력 확보의 어려움, 향후 공장 가동률 같은 변수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투자비를 누가 냈는지와 공장이 장기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되는지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주문이 더 들어오면 두 번째 공장은 무조건 이익일까

여기서 또 다른 질문이 생깁니다.

두 번째 생산라인을 만들고 나서 주문이 더 들어오면 기업은 무조건 유리해질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새 생산라인이 가동되면 처리할 수 있는 작업량이 늘어납니다. 기존 공장의 병목 현상을 줄이고 납기를 앞당길 가능성도 생깁니다.

그러나 공장을 확장한 뒤 충분한 일감이 유지되지 않으면 운영 효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추가 수요가 꾸준히 확보되면 생산시설과 숙련 인력, 부품 공급체계를 장기간 활용할 여지가 커집니다.

TKMS의 경우 향후 캐나다를 비롯한 다른 국가의 잠수함 수요가 이러한 생산능력 확대와 연결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다만 캐나다의 잠재적 주문을 이미 확정된 212CD 생산 물량이나 미래 이익으로 계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아직 맺지 않은 계약은 생산계획의 가능성일 뿐 확정된 결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캐나다가 독일 TKMS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하면서도 한국 한화오션을 예비공급자로 남겨둔 이유는 구매자의 관점에서 따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문제는 잠수함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반도체 공장이나 자동차 생산라인 역시 주문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확장 투자가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관건은 새로운 생산능력을 얼마의 비용으로 확보하고, 얼마나 오래 활용할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결국 12척의 주문보다 중요한 숫자가 있다

독일과 노르웨이가 함께 주문한 212CD 잠수함 12척은 분명 큰 사업입니다.

그러나 이 숫자만 보면 생산 확대에 필요한 또 하나의 결정을 놓치게 됩니다.

주문량을 늘리는 순간 기존 시설만으로 충분한지, 두 번째 생산라인을 언제 만들어야 하는지, 추가 투자비를 누가 부담할 것인지가 함께 문제가 됩니다.

독일과 노르웨이는 생산 규모를 키우면서 단위비용 절감과 빠른 인도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생산능력에는 새로운 시설과 자금이 필요하고, 실제 구매가격에는 원자재와 환율, 무기체계 같은 다른 변수까지 영향을 줍니다.

규모의 경제는 주문이 많으면 무조건 싸진다는 약속이 아닙니다.

같은 생산체계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경제적 원리이며, 그 체계를 확장하는 데 드는 비용까지 없애주는 것은 아닙니다.

잠수함 12척보다 더 눈여겨볼 숫자는 어쩌면 새로운 생산라인을 만들기 위해 추가로 투입해야 할 돈과, 그 투자가 실제로 얼마나 오래 활용될 수 있는가일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독일 212CD 잠수함 12척은 모두 캐나다가 주문한 것인가요?

아닙니다. 독일 6척과 노르웨이 6척으로 구성된 공동 프로그램의 주문 규모입니다. 캐나다가 추진하는 최대 12척 잠수함 사업은 별개이며, 이를 이미 확정된 독일·노르웨이 물량에 합산해서는 안 됩니다.

212CD 잠수함 주문이 늘었는데 왜 생산라인을 추가하나요?

기존 생산시설에는 일정한 처리 능력의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과 노르웨이는 인도 속도를 높이고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독일 비스마르에 두 번째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계획을 추진했습니다.

규모의 경제가 생기면 잠수함 가격이 반드시 내려가나요?

아닙니다. 규모의 경제는 생산량 확대가 평균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원리입니다. 실제 구매가격에는 원자재, 인건비, 설비투자, 계약 범위, 무기체계와 환율 등 다른 요인도 영향을 줍니다.

TKMS의 비스마르 공장 투자비는 누가 부담하나요?

TKMS는 비스마르 확장에 2억 유로 이상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대부분을 고객의 직접적인 부담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노르웨이 정부도 두 번째 생산라인에 대한 자국의 비용 분담이 잠수함 사업 범위에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참고자료

노르웨이 국방부 — 「Prop. 29 S (2025–2026), 추가 잠수함 도입 및 사업비 변경」

독일·노르웨이 주문 확대, 비스마르 신규 생산라인, 가격 상승과 비용 요인을 명시한 핵심 정부 자료입니다.

노르웨이 정부 — 「Regjeringen går inn for anskaffelse av ytterligere to ubåter」

노르웨이 추가 2척 도입에 따른 가격 상승 요인과 추가 생산라인 필요성에 대한 공식 설명입니다.

TKMS — 「Capital Markets Day 2025, Wismar 생산능력 확대 계획」

2억 유로 이상 투자계획, 고객 부담금 및 신규 생산라인 설명 자료입니다.

TKMS — 「Norway increases order by two more to now six Class 212CD submarines」

독일 6척, 노르웨이 6척의 총 12척 주문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머니레시피 편집자
머니레시피 편집자는 행동경제학, 소비자 심리와 의사결정 연구를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정리합니다. 학술논문과 공공기관 자료를 우선적으로 확인하며, 연구결과가 적용되는 조건과 한계를 함께 살펴봅니다. 일상적인 소비와 돈에 관한 선택을 더 깊이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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