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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고르지 않은 옵션이 왜 선택을 바꿨을까|이코노미스트 3가지 구독과 미끼효과

읽는 시간 약 16분
이코노미스트의 세 가지 구독 옵션을 통해 미끼효과와 선택 구조를 표현한 이미지

최초 작성일: 2026년 9월 22일
사실 확인 및 최종 수정일: 2026년 9월 22일

구독 상품을 고르는데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웹만 이용하면 59달러.

인쇄판만 받으면 125달러.

인쇄판과 웹을 모두 이용해도 125달러.

이상한 부분이 바로 보입니다.

인쇄판만 받는 두 번째 옵션과 인쇄판에 웹까지 포함된 세 번째 옵션의 가격이 똑같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두 번째 옵션을 고를까요?

실제로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가 이 선택지를 MIT 슬론 경영대학원 학생 100명에게 보여줬을 때 두 번째 옵션을 선택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아무도 고르지 않은 그 옵션을 없앴더니, 사람들이 나머지 두 옵션을 고르는 비율까지 크게 달라졌습니다.

먼저 답

쓸모없어 보이는 선택지도 다른 선택의 가치를 판단하는 비교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 가지 요금제가 보일 때는

“어느 것이 가장 이득처럼 보이는가?”

보다 먼저

“가운데 옵션을 화면에서 지워도 나는 같은 것을 고를까?”

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질문 하나가 판매자가 만들어놓은 비교 구조와 내가 실제로 원하는 것을 분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코노미스트의 세 가지 선택지는 이상했다

댄 애리얼리는 이코노미스트의 구독 제안에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선택지를 발견했다고 설명합니다.

선택지연간 가격
웹 전용59달러
인쇄판 전용125달러
인쇄판 + 웹125달러

59달러와 125달러 중 어느 쪽이 더 좋은 선택인지 바로 결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웹으로만 읽어도 충분한 사람에게는 59달러가 합리적입니다.

종이 잡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더 비싼 구독도 가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와 세 번째를 비교하면 판단이 아주 쉬워집니다.

같은 125달러인데 하나는 인쇄판만 줍니다.

다른 하나는 인쇄판과 웹을 모두 줍니다.

두 선택만 놓고 보면 세 번째가 명확하게 우세해 보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코노미스트가 실제로 어떤 의도로 이 가격표를 만들었는지를 우리가 단정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애리얼리가 한 일은 이 구독 제안을 보고, 쓸모없어 보이는 두 번째 선택지가 다른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실험으로 확인해본 것입니다.

아무도 고르지 않았는데 선택을 바꿨다

애리얼리는 학생 100명에게 세 가지 선택지를 보여줬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선택선택한 사람
웹 59달러16명
인쇄판 125달러0명
인쇄판 + 웹 125달러84명

예상대로 인쇄판만 받는 두 번째 옵션은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없어도 결과가 같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애리얼리는 다른 학생들에게 두 번째 옵션을 빼고 다음 두 가지만 보여줬습니다.

웹 전용 59달러.

인쇄판 + 웹 125달러.

이번 결과는 달랐습니다.

선택선택한 사람
웹 59달러68명
인쇄판 + 웹 125달러32명

125달러짜리 결합 상품을 선택한 비율이 84%에서 32%로 크게 달라졌습니다.

제품 자체가 바뀐 것도 아닙니다.

웹 전용 가격도 그대로였습니다.

결합 상품 가격도 그대로였습니다.

없어진 것은 아무도 고르지 않았던 인쇄판 전용 옵션 하나였습니다.

돈으로 다시 계산하면 차이가 더 잘 보인다

이 실험은 실제 구독 구매 기록이 아니라 학생들의 선택 응답입니다.

따라서 아래 숫자를 이코노미스트의 실제 매출 증가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100명의 응답을 모두 실제 구매였다고 가정해 단순 계산하면 비교 구조가 만든 차이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세 가지 옵션이 있을 때:

16명 × 59달러
+ 84명 × 125달러
= 11,444달러

두 가지 옵션만 있을 때:

68명 × 59달러
+ 32명 × 125달러
= 8,012달러

가상의 차이는 3,432달러입니다.

약 42.8%의 차이입니다.

가격은 그대로인데 어떤 선택지를 함께 보여주느냐에 따라 고가 옵션의 선택 비중이 달라졌다는 것이 이 사례에서 볼 핵심입니다.

미끼효과는 ‘나쁜 상품 하나 넣기’보다 조금 더 정확한 개념이다

행동과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흔히 미끼효과 또는 attraction effect와 연결해서 설명합니다.

1982년 Joel Huber, John Payne, Christopher Puto가 발표한 고전 연구에서는 어떤 대안보다 한쪽에서 명확하게 열등한 선택지를 추가하면 그 선택지를 지배하는 다른 대안의 선택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말이 조금 어렵습니다.

세 가지 노트북이 있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A는 저렴하지만 성능이 낮습니다.

B는 비싸지만 성능이 좋습니다.

C는 B와 가격이 거의 같은데 성능은 B보다 떨어집니다.

C 자체를 사려는 사람은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C가 B 옆에 생기는 순간 B는 이전보다 비교하기 쉬워집니다.

“B가 비싸다.”

라는 판단이

“C와 비교하면 B가 확실히 낫다.”

로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끼의 중요한 역할은 자신이 선택되는 데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옆 선택지를 더 쉽게 정당화하게 만드는 데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 번째 옵션은 우리의 ‘취향’을 바꾸는 것일까

여기서는 조금 조심해야 합니다.

선택 결과가 달라졌다고 해서 사람의 근본적인 취향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선택지가 어떻게 배열되느냐에 따라 무엇을 비교하기 쉬운지가 달라진다고 보는 편이 더 유용합니다.

웹 전용과 인쇄판+웹을 직접 비교하면 질문이 어렵습니다.

“웹만 있으면 충분한가?”

“인쇄판에 추가로 66달러를 낼 가치가 있는가?”

각자의 이용 방식과 선호를 판단해야 합니다.

그런데 125달러짜리 인쇄판 전용이 옆에 생기면 훨씬 쉬운 비교가 하나 만들어집니다.

인쇄판 전용 125달러.

인쇄판 + 웹 125달러.

같은 가격이라면 후자가 더 많은 것을 줍니다.

복잡했던 선택에 갑자기 아주 쉬운 비교 하나가 생긴 것입니다.

사람은 언제나 세상의 모든 대안을 독립적으로 평가한 뒤 가장 높은 효용을 계산하는 방식으로만 선택하지 않습니다.

눈앞에 놓인 대안끼리 비교하면서 가치를 판단하기도 합니다.

선택 과부하와는 무엇이 다를까

앞의 Netflix 이야기는 선택해야 할 후보가 많고 비교 부담이 커질 때 생길 수 있는 어려움을 다뤘습니다.

이코노미스트 사례는 다릅니다.

여기에는 수십 개의 선택지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세 개만 있어도 됩니다.

문제의 핵심은 선택지의 숫자보다 선택지 사이의 관계입니다.

Netflix STORY의 질문이

“너무 많아서 못 고르고 있는가?”

였다면,

이번 질문은

“옆에 놓인 비교 대상 때문에 이것이 더 좋아 보이고 있는가?”

입니다.

선택지가 많은 것과 비교 구조가 판단을 바꾸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미끼효과와 앵커링도 같은 것은 아니다

둘 다 비교 환경이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공통점 때문에 헷갈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초점은 다릅니다.

앵커링은 먼저 접한 숫자나 정보가 이후 판단의 기준점이 되는 현상을 다룹니다.

미끼효과는 선택지 하나가 추가되면서 기존 대안들 사이의 상대적인 매력도가 달라질 수 있는 현상을 다룹니다.

예를 들어

정가 200달러 → 판매가 125달러

에서 200달러라는 숫자의 영향을 본다면 앵커링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반면

A 59달러
B 125달러
C 125달러인데 B보다 열등함

처럼 특정 대안이 다른 대안을 더 좋아 보이게 만드는 구조라면 미끼효과에 더 가깝습니다.

현실의 가격표에서는 여러 효과가 함께 나타날 수 있으므로 모든 세 가지 요금제를 무조건 미끼효과라고 부르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미끼효과가 언제나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은 꼭 함께 봐야 합니다.

미끼효과는 잘 알려진 현상이지만 모든 상품과 모든 선택 환경에서 똑같이 나타나는 법칙은 아닙니다.

2014년 Sybil Yang과 Michael Lynn은 23개 제품군을 이용해 91번 미끼효과를 만들어보려 했는데, 신뢰할 만한 효과가 나타난 경우는 11번이었다고 보고했습니다.

특히 숫자만 비교하는 추상적인 선택보다 의미 있는 문장 설명이나 실제 제품처럼 보이는 이미지가 들어갈 때 효과가 약해지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같은 해 Frederick, Lee, Baskin도 미끼효과가 숫자로 표현된 단순한 선택에서는 나타나기 쉽지만 실제 경험이나 시각적 속성이 포함된 더 현실적인 선택에서는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최초 연구자들은 조건을 제대로 재현하면 asymmetric dominance effect가 여전히 관찰되며, 어떤 조건에서 효과가 강해지거나 약해지는지를 구분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따라서 현실적인 결론은 이렇습니다.

“세 번째 옵션이 있으면 사람은 반드시 속는다.”

가 아닙니다.

“선택지 사이의 비교 구조가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중요한 구매에서는 그 구조를 한 번 분리해서 볼 가치가 있다.”

에 가깝습니다.

30초 미끼 지우기 테스트

세 가지 요금제나 상품이 나란히 있을 때 다음 네 가지만 확인해보세요.

확인할 것질문
원래 필요이 옵션들을 보기 전 내가 필요했던 것은 무엇인가?
비교 관계한 옵션이 다른 옵션과 가격은 비슷한데 명확하게 열등한가?
미끼 제거그 열등한 옵션을 지워도 지금 선택을 그대로 할 것인가?
실제 가치더 비싼 옵션의 추가 기능을 실제로 사용할 것인가?

특히 세 번째 질문이 중요합니다.

화면에서 가운데 옵션을 손으로 가렸다고 생각해보세요.

이제 남은 두 개만 다시 비교합니다.

싼 옵션과 비싼 옵션을 처음 보는 것처럼 봅니다.

그래도 비싼 옵션이 필요하다면 선택 이유는 비교 구조보다 실제 가치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가운데 옵션을 지우는 순간

“굳이 이만큼 더 낼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든다면,

방금 전의 ‘좋은 거래’라는 느낌 중 일부는 제품 자체보다 비교 대상에서 만들어졌을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옵션과 나에게 맞는 옵션은 다르다

미끼효과를 알게 되면 또 다른 함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

“판매자가 나를 비싼 상품으로 유도하려는 거니까 항상 가장 싼 것을 사야겠다.”

이것도 좋은 기준은 아닙니다.

결합 상품이 실제로 나에게 더 유용할 수 있습니다.

용량이 큰 상품이 단위가격까지 더 저렴할 수도 있습니다.

가족 요금제가 개인 요금제보다 실제 사용조건에 맞을 수도 있습니다.

목표는 비싼 선택을 피하는 것이 아닙니다.

비교하기 쉽다는 이유만으로 필요 이상의 선택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좋은 질문은

“셋 중 무엇이 가장 이득인가?”

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나는 원래 무엇이 필요했는가?”

까지 돌아가야 합니다.

판매자가 만든 비교표는 상품끼리 비교합니다.

소비자는 그 전에 상품과 자신의 필요를 비교해야 합니다.

결론: 한 옵션을 지워보면 내 선택이 보일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의 세 가지 구독 선택지가 흥미로운 이유는 아무도 선택하지 않은 옵션 때문입니다.

보통 우리는 팔리지 않는 상품이라면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선택 환경에서는 꼭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선택되지 않은 대안도 다른 상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에 세 개의 요금제나 상품을 보게 된다면 가장 인기 있는 것부터 고르지 말고 한 가지 실험을 해보세요.

명백하게 열등해 보이는 옵션 하나를 머릿속에서 지웁니다.

그리고 나머지 둘을 다시 비교합니다.

“그래도 같은 것을 고를까?”

대답이 그대로라면 선택의 근거가 조금 더 단단해집니다.

대답이 달라진다면,

상품이 변한 것이 아니라 비교 구조가 변한 것입니다.

좋은 선택은 화면에서 가장 좋아 보이는 것을 찾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왜 그것이 좋아 보이는지를 한 번 더 확인할 때 시작될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이 두 질문을 확인해보세요

선택지가 너무 많아 고르기 힘들 때는 무엇을 줄여야 할까?

선택지의 숫자와 비교 부담은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후보가 너무 많아 결정을 미루고 있다면 먼저 비교 기준을 줄여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기본값 대신 직접 선택하게 하면 사람의 행동은 어떻게 달라질까?

어떤 옵션을 더 좋아 보이게 만드는 것과, 아무 선택도 하지 않았을 때 자동으로 적용되는 기본값은 서로 다른 선택 구조입니다. 다음 STORY에서는 이 차이를 살펴봅니다.

참고한 주요 연구·자료

Dan Ariely. Predictably Irrational: The Hidden Forces That Shape Our Decisions. The Economist 구독 제안과 MIT Sloan 학생 대상 선택 사례.

Huber, J., Payne, J. W., & Puto, C. (1982). Adding Asymmetrically Dominated Alternatives: Violations of Regularity and the Similarity Hypothesi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9(1), 90–98.

Frederick, S., Lee, L., & Baskin, E. (2014). The Limits of Attraction.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51(4), 487–507.

Yang, S., & Lynn, M. (2014). More Evidence Challenging the Robustness and Usefulness of the Attraction Effect.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51(4), 508–513.

Huber, J., Payne, J. W., & Puto, C. (2014). Let’s Be Honest About the Attraction Effect.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51(4), 520–525.

자주 묻는 질문

미끼효과란 무엇인가요?

미끼효과는 기존 선택지에 한쪽 대안보다 명확하게 열등한 선택지가 추가되면서 그 선택지를 지배하는 다른 대안의 상대적인 매력이 높아질 수 있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코노미스트의 인쇄판 전용 옵션은 실제로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나요?

댄 애리얼리가 소개한 MIT Sloan 학생 100명 대상 선택에서는 웹 전용 16명, 인쇄판 전용 0명, 인쇄판과 웹 결합상품 84명이었습니다. 이는 이코노미스트의 실제 판매실적이 아니라 실험 참가자들의 선택 결과입니다.

아무도 선택하지 않은 옵션이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나요?

그 옵션이 옆의 다른 상품과 쉽게 비교되는 기준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가격인데 한쪽이 명확하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면 그 대안이 이전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세 가지 요금제가 있으면 항상 미끼효과인가요?

아닙니다.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는 것만으로 미끼효과라고 판단할 수 없습니다. 대안 사이의 지배 관계와 비교 구조를 확인해야 하며 후속 연구에서는 미끼효과가 선택 환경과 표현 방식에 따라 약해질 수 있다는 결과도 보고됐습니다.

미끼효과의 영향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명확하게 열등해 보이는 옵션을 잠시 제외하고 나머지 대안만 다시 비교해보세요. 그 상태에서도 같은 상품을 고르는지, 추가 비용으로 얻는 기능을 실제로 사용할 것인지 확인하면 비교 구조와 자신의 필요를 분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머니레시피 편집자
머니레시피 편집자는 행동경제학, 소비자 심리와 의사결정 연구를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정리합니다. 학술논문과 공공기관 자료를 우선적으로 확인하며, 연구결과가 적용되는 조건과 한계를 함께 살펴봅니다. 일상적인 소비와 돈에 관한 선택을 더 깊이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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