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는 왜 AI 가수에게 배지를 붙이고 기본 추천에서 뺐을까|‘금지’ 대신 선택 순서를 바꾼 이유

최초 작성일: 2026년 9월 24일
사실 확인 및 최종 수정일: 2026년 9월 24일
내가 힘들 때 위로가 되어준 노래의 가수가 사실 존재하지 않는 AI였다면, 그 감동까지 달라질까요?
2025년 Deezer와 Ipsos가 8개국에서 조사했더니 97%가 AI 음악과 사람이 만든 음악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조사에서 73%는 AI 음악인지 알려줘야 한다고 답했고, 40%는 AI 음악을 피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구별은 잘 못하는데 왜 알고 싶어 할까요?
2026년 Spotify가 내놓은 답은 조금 독특합니다.
AI 음악을 금지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진짜 가수처럼 등장하면 AI Persona 배지를 붙이고, 편집·개인화 추천에서는 기본적으로 제외합니다. 이용자가 해당 AI Persona를 직접 팔로우하는 등 관심을 보여야 추천될 수 있습니다.
배지보다 더 중요한 변화는 이쪽입니다.
Spotify는 AI 가수를 없앤 것이 아니라, AI 가수를 만나는 기본 경로를 바꿨습니다.
이미 ‘없는 밴드’가 먼저 퍼진 적이 있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2025년 The Velvet Sundown이라는 밴드는 실제 밴드처럼 멤버 사진과 프로필을 갖춘 채 Spotify에서 100만 회가 넘는 재생을 모았고, 이후 음악과 이미지, 밴드의 설정까지 생성형 AI를 사용한 프로젝트라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 사건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AI 음악이 인기를 끌었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이 AI인지 모르는 상태에서도 충분히 듣고 좋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이런 반응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뭐? 음악이 좋으면 되는 것 아닌가?”
Spotify 역시 AI를 사용해 음악을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AI Persona라고 표시하지 않습니다.
이번 배지가 구분하는 것은 음악 제작 방법이 아니라 프로필에 등장하는 가수가 실제 사람을 나타내는가입니다.
AI 창작 자체와 AI가 사람처럼 등장하는 문제를 따로 본 겁니다.
하지만 숫자가 커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한 곡이면 취향이지만 하루 9만 곡이면 유통의 문제가 됩니다
2026년 6월 정점에서 Deezer에 들어온 완전 AI 생성 음악은 하루 약 9만 곡, 신규 업로드의 50% 이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청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불과했습니다.
Deezer는 여기에 한 가지 숫자를 더 공개했습니다.
2025년 완전 AI 생성 음악에서 발생한 스트림 가운데 최대 85%를 부정 스트리밍으로 판단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AI 음악을 알고리즘 추천과 편집 플레이리스트에서 제외하고, 부정 스트림은 수익화하지 않았습니다.

이쯤 되면 질문은
“AI 음악이 좋은가?”
에서
“AI가 거의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때 추천 공간과 로열티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
로 바뀝니다.
Spotify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습니다.
2025년 Spotify는 생성형 AI가 빠르게 확산된 직전 12개월 동안 7,500만 개가 넘는 스팸성 트랙을 삭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7,500만 곡이 모두 AI 음악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Spotify는 AI가 대량 업로드·중복 트랙·검색 조작 같은 스팸 전략을 훨씬 쉽게 만들었고, 이런 행동이 정상적인 아티스트가 받을 관심과 로열티를 희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작은 배지가 등장한 배경에는 이미 이런 숫자가 깔려 있었습니다.
Spotify는 AI를 막지 않고 ‘기본값’을 바꿨습니다
Spotify가 공식적으로 밝힌 목적은 신뢰와 투명성입니다.
사람처럼 보이는 아티스트를 만났다가 나중에 AI로 만든 정체성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험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실제 조치는 정보 표시에서 한발 더 나갑니다.
AI Persona의 음악은 들을 수 있습니다.
검색도 되고 팔로우도 됩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으면 기본 추천에서는 빠집니다.
이걸 행동경제학의 언어로 보면 기본값(default)의 변경입니다.
기본값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어떤 선택이 적용되는지를 말합니다. 58개 연구, 7만3천 명 이상을 분석한 메타분석에서도 기본값은 평균적으로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지만, 상황에 따라 효과 차이도 컸습니다.
Spotify의 변화는 간단합니다.
예전에는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알고리즘이 AI Persona를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기본적으로 데려오지 않습니다.
선택권은 그대로인데,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벌어지는 일이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Spotify는 왜 배지만 붙이고 끝내지 않았을까요
공식적인 답은 신뢰와 진정성입니다.
그 위에서 사업적으로 한 단계 더 읽어볼 수는 있습니다.
Spotify 같은 서비스에서 중요한 상품은 음악 파일만이 아닙니다.
“다음에 무엇을 들을지 대신 골라주는 경험”도 서비스의 일부입니다.
그 추천에 대량 생산된 스팸이나 이용자가 원치 않는 콘텐츠가 계속 끼어들면 특정 음악 한 곡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Spotify가 골라준 것은 한번 들어볼 만하다”는 믿음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Spotify가 스팸을 설명하면서 정상 아티스트의 관심과 로열티가 희석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AI Persona를 기본 추천에서 빼면서 인간 아티스트의 음악을 부각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맥락과 맞닿아 있습니다.
Spotify가 이 정책을 구독자 이탈 방지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습니다.
다만 추천이 중요한 플랫폼에서 추천을 믿게 만드는 일에는 분명 사업적 가치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배지가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정보라면,
추천 기본값은 Spotify가 자기 상품의 품질을 관리하는 방식인 셈입니다.
Deezer는 같은 문제에 더 강한 선을 그었습니다
Spotify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Deezer는 완전 AI 생성 음악을 감지해 표시하고, 알고리즘 추천과 편집 플레이리스트에서 제외합니다.
하지만 둘의 기준은 조금 다릅니다.
Deezer는 음악 자체가 완전 AI 생성인지에 강하게 대응합니다.
Spotify의 AI Persona 정책은 음악을 어떻게 만들었느냐보다, 가수의 공개 정체성이 실제 사람인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같은 AI 문제를 놓고도 플랫폼마다 다른 선을 긋고 있다는 뜻입니다.
아직 업계의 정답이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AI라고 밝혔는데도 추천에서 빼는 건 공정할까요
여기에는 반대 질문도 남습니다.
어떤 AI 가수가 처음부터
“나는 AI입니다.”
라고 밝혔습니다.
음악도 좋고 사람들도 좋아합니다.
그렇다면 왜 인간 가수와 같은 추천 기회를 받으면 안 될까요?
Spotify는 아티스트가 자신을 어떻게 표현할지는 창작자의 선택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자사의 프로그래밍은 실제 음악 경력을 쌓는 인간 아티스트의 음악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둔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는 단순한 기술 규칙 이상의 선택이 들어 있습니다.
AI 창작을 긍정적으로 보는 쪽에서는
“AI라고 밝혔고 음악도 좋은데 왜 뒤로 보내야 하지?”
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
반대쪽에서는 하루 수만 곡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간 창작자를 아무 제한 없이 같은 추천 공간에 세우는 것이 공정하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Spotify의 정책은 이 논쟁을 끝낸 답이라기보다 어디에서 먼저 선을 그을 것인지 보여준 첫 수에 가깝습니다.
작은 배지 뒤에서 바뀐 것은 ‘추천의 자리’였습니다
처음에는 AI Persona라는 작은 표시 하나였습니다.
그것만 보면 기업이 신뢰를 높이기 위해 인증 장치를 하나 추가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한 칸 더 들어가면 다른 변화가 보입니다.
Spotify는 AI 음악을 금지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AI Persona가 자동으로 추천받는 기본 위치를 바꿨습니다.
행동경제학적으로 보면 중요한 차이입니다.
사람의 선택을 막지 않아도 기본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선택의 흐름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정책이 실제 AI 음악 청취량이나 인간 아티스트의 재생 수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Spotify가 바꾼 선택 구조는 분명합니다.
배지는 “알고 고르라”고 말합니다.
기본값은 “정말 원하면 직접 들어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뒤에서 Spotify가 지키려는 것은 인간과 AI의 구분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Spotify가 먼저 골라준 것은 한번 들어볼 만하다.”
사용자가 그 믿음을 계속 갖게 만드는 것.
추천 자체가 상품인 플랫폼에는 그 믿음이 작은 배지보다 훨씬 비싼 자산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Spotify의 AI Persona 배지는 AI로 만든 음악이라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AI Persona 배지는 음악을 AI로 만들었는지가 아니라, 아티스트 프로필에 나타난 공개 정체성이 실제 사람이 아닌 AI 생성 인물을 나타내는지를 표시합니다. 음악 제작 과정에서 AI를 사용했는지는 별도의 AI Credits 등으로 다룹니다.
AI Persona가 붙으면 Spotify에서 음악을 들을 수 없나요?
들을 수 있습니다. AI Persona의 음악도 검색하고 직접 재생하거나 팔로우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기본적으로 Spotify의 편집·알고리즘 추천에서는 제외되며, 사용자가 해당 아티스트를 팔로우하는 등 의도적인 관심을 보이면 추천에 다시 포함될 수 있습니다.
Spotify는 왜 AI 음악을 전부 금지하지 않았나요?
Spotify는 AI를 음악 제작에 사용하는 것과 실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인간 아티스트처럼 등장하는 문제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AI Persona 정책의 공식 목적은 청취자가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더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신뢰와 투명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Spotify와 Deezer의 AI 음악 정책은 무엇이 다른가요?
Deezer는 음악 자체가 완전히 AI로 생성됐는지를 감지하고 표시하며, 그런 음악을 알고리즘 추천과 편집 플레이리스트에서 제외합니다. Spotify의 AI Persona 정책은 음악 제작 방식보다 아티스트 프로필이 실제 사람을 나타내는지에 초점을 맞춘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참고자료
전부 새 탭으로 설정합니다.
- Spotify — Introducing a New Label for AI-Generated Artist Identities on Spotify
AI Persona 배지, 기본 추천 제외, 팔로우 예외, 공개 정체성 기준의 핵심 공식자료입니다. Spotify 공식 발표 열기 - Spotify — AI Persona Badging
배지가 음악 제작 방식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시각적·공개 정체성을 의미하며, AI Persona도 검색·청취·팔로우할 수 있다는 공식 도움말입니다. Spotify AI Persona 도움말 열기 - Spotify — Spotify Strengthens AI Protections for Artists, Songwriters, and Producers
12개월 동안 7,500만 개 이상의 스팸성 트랙을 삭제했다는 수치와 스팸이 관심·로열티를 희석할 수 있다는 설명의 근거입니다. Spotify AI 보호 정책 자료 열기 - Deezer/Ipsos — AI music survey
8개국 9,000명 조사에서 97% 구별 실패, 80% 표시 요구, 스트리밍 이용자 73% 추천 여부 인지 희망, 40% AI 음악을 듣지 않고 건너뛴다는 조사입니다. Deezer·Ipsos 조사 열기 - Deezer — AI music has surpassed 50% of new music uploads
하루 약 9만 곡, 피크 시 신규 업로드 50% 이상, 실제 스트림 1~3%, 부정 스트림 최대 85%의 근거입니다. Deezer 2026 AI 음악 자료 열기 - Jachimowicz et al. — When and why defaults influence decisions: a meta-analysis of default effects
58개 연구, 총 73,675명을 분석한 기본값 효과 메타분석입니다. Cambridge Core 논문 열기 - The Guardian — The Velvet Sundown
AI 밴드가 Spotify에서 100만 회 이상 재생된 뒤 음악·이미지·배경 설정에 AI를 활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사건의 보조자료입니다. The Guardian 기사 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