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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UPI는 왜 0.4% 수수료를 붙였을까|5억 명이 무료에 익숙해진 뒤의 계산

읽는 시간 약 14분
인도 상점에서 스마트폰으로 UPI QR 결제를 하는 모습

최초 작성일: 2026년 9월 30일
사실 확인 및 최종 수정일: 2026년 9월 30일

인도에서 휴대전화로 QR 코드를 찍어 돈을 내는 일은 이미 특별한 결제가 아니다. 2026년 8월 한 달 동안 UPI에서 처리된 거래만 약 245억 건이었다. 거래액은 29.82조 루피에 달했다.

이 거대한 결제망을 키운 가장 강한 무기 가운데 하나는 가격이었다.

개인이 돈을 보내는 데 수수료를 내지 않았고, 일반적인 은행계좌 기반 UPI 결제를 받는 가맹점에도 오랫동안 별도의 가맹점 수수료가 없었다. 작은 상점도 카드 단말기 대신 QR 코드 하나를 세워놓을 이유가 생겼다.

그 구조가 2026년 10월 15일부터 조금 달라진다. 일정 조건의 가맹점 결제에 **UPI 수수료 0.4%**가 생긴다.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2,000루피 초과 가맹점 결제에 0.4%의 가맹점 수수료, 즉 MDR이 붙는다.

0.4%는 작아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숫자의 크기보다 순서다.

인도는 먼저 결제를 무료에 가깝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익숙해질 만큼 키웠다. 5억 명이 넘는 이용자가 이미 그 결제망 안에 들어온 뒤 비용을 다시 나누기 시작했다.

무료가 끝난 것이 아니라 무료의 다음 계산이 시작된 셈이다.

무료는 어떻게 245억 건을 만들었을까

UPI는 은행계좌끼리 실시간으로 돈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여러 은행과 결제 앱을 연결하는 인도의 결제 인프라다.

특정 은행 앱 하나에 갇힐 필요가 없다. 이용자는 PhonePe나 Google Pay 같은 앱을 통해 결제하고, 뒤에서는 서로 다른 은행 계좌 사이에서 돈이 움직인다.

여기에 낮은 비용과 간단한 QR 결제가 붙으면서 이용자는 빠르게 늘었다.

2026년 8월 UPI 거래량은 약 245억 건이었다. 이용자는 5억5천만 명을 넘었고, Reuters가 전한 자료에 따르면 UPI는 인도 디지털 결제 건수의 약 84%를 차지한다.

결제망에서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 자체가 가치가 된다.

사용자가 늘면 가맹점이 UPI를 받을 이유가 커진다. 가맹점이 늘면 소비자는 다시 UPI를 사용할 이유가 커진다.

처음에는 서로를 기다리던 양쪽이 어느 순간부터 서로를 끌어당긴다.

사람이 거의 없는 결제망은 가맹점에 별 가치가 없다. 사용할 곳이 적은 결제망도 소비자에게 불편하다. 하지만 양쪽이 충분히 많아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UPI는 이미 그 단계에 들어섰다.

그래서 질문도 바뀌었다.

이제는 사람들을 어떻게 들어오게 할 것인가보다, 이렇게 커진 결제망을 누가 어떤 돈으로 계속 운영할 것인가가 중요해졌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성장 순서는 있었다

UPI와 같은 제도는 아니지만 한국 독자에게 익숙한 장면도 있다.

토스는 2015년 공인인증서 없이 빠르게 돈을 보낼 수 있는 간편송금 서비스로 출발했다.

출시 약 2년 반이 지난 2017년 말 가입자는 650만 명, 누적 송금액은 10조 원을 넘어섰다. 2018년 11월에는 가입자가 1,000만 명을 넘었고 누적 송금액도 26조 원까지 늘었다.

당시 국내 간편송금 시장에서는 토스와 카카오페이가 빠르게 커졌다. 2018년 금융감독원 집계에서는 두 사업자가 간편송금 시장의 약 97%를 차지했다.

사람들이 토스에 처음 들어온 이유 가운데 하나는 송금이었다.

그러나 사람이 모인 뒤에는 송금만 남지 않았다.

계좌와 카드 조회, 무료 신용조회, 투자, 보험 같은 금융 서비스가 차례로 붙었다. 처음에는 ‘돈을 쉽게 보내는 곳’이었던 앱이 점차 여러 금융 활동을 시작하는 입구로 넓어졌다.

UPI와 토스를 같은 서비스라고 볼 수는 없다.

UPI는 여러 은행과 결제 앱이 연결되는 인도의 결제 인프라이고, 토스는 그 위에서 여러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플랫폼에 가깝다.

그래도 성장 순서에서는 익숙한 장면이 보인다.

먼저 이용할 이유를 크게 만든다. 사람이 모인다. 반복 사용이 습관이 된다. 그리고 그 네트워크 위에 다음 사업이 올라간다.

무료의 가치는 단순히 돈을 받지 않는 데만 있지 않았다.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자리를 먼저 차지하는 데 있었다.

UPI 수수료 0.4%는 누구의 돈에서 나갈까

이번 UPI 변화에서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소비자가 결제할 때마다 가격의 0.4%를 추가로 내는 것은 아니다.

새 수수료는 일정 조건의 가맹점 결제에 부과되는 MDR이다. 인도 당국은 이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별도의 UPI 이용료처럼 직접 넘기지 못하도록 했다.

모든 가맹점이 내는 것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2,000루피를 넘는 일정한 가맹점 거래가 대상이고, 월 UPI QR 결제액이 일정 수준 이하인 소규모 가맹점에는 면제가 적용된다. 철도·연료·통신 등 일부 업종에는 별도 기준이 있으며 큰 거래에는 수수료 상한도 있다.

그래도 경제적 비용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대상이 되는 5,000루피 결제에 0.4%가 붙는다면 20루피다. 1만 루피라면 40루피다.

한 건만 보면 작다.

하지만 하루에 수십 번, 한 달에 수백 번 결제를 받는 사업자에게는 비용 항목 하나가 새로 생긴다.

그러면 가맹점에는 몇 가지 선택이 생긴다.

자신의 마진에서 흡수할 수 있다. 다른 운영비를 줄일 수도 있다. 상품 전체의 가격을 정할 때 하나의 비용으로 반영할 수도 있다.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적은 다른 결제수단을 더 선호할 수도 있다.

소비자에게 ‘UPI 수수료 0.4%’라는 이름으로 직접 청구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돈이 경제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0.4% 자체가 아니다.

그 0.4%를 누가 흡수하느냐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일까

무료 결제망이라고 해서 운영비까지 무료인 것은 아니다.

거래 한 건 뒤에는 은행과 결제 앱, 결제 인프라가 움직인다. 서버를 운영해야 하고 부정거래를 감시해야 한다. 문제가 생기면 고객 지원도 필요하다. 이용자가 늘수록 보안과 처리 능력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UPI는 그동안 낮은 비용을 성장의 도구로 사용했다.

초기에는 수수료를 받아 얻는 돈보다 이용자를 한 명 더 끌어들이는 가치가 더 클 수 있다.

결제망에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가치가 커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5억 명 이상이 사용하고 한 달에 245억 건이 움직이는 단계에 도달하면 계산이 달라진다.

이제 새로운 사용자를 모으는 것만큼 이미 만들어놓은 거대한 시스템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새 MDR의 명분 가운데 인프라, 사이버보안, 고객 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이 등장한 이유다.

무료가 실패해서 수수료가 생긴 것이 아니다.

반대로 볼 수도 있다.

무료 전략이 거대한 결제망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이제 그 규모를 유지하는 비용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문제가 된 것이다.

무료였을 때와 돈을 받기 시작한 뒤의 경쟁은 다르다

여기에서 또 하나의 변화가 생긴다.

현재 UPI 시장에서는 PhonePe와 Google Pay가 거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두 앱을 합하면 거래의 약 80%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무료 결제만 놓고 보면 거래가 아무리 많아져도 결제 자체에서 벌 수 있는 돈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일정 거래에서 MDR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거래량의 의미가 달라진다.

거래를 많이 가진 사업자는 새로운 수익원에서도 유리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Reuters가 전한 업계 분석에서는 새 수수료 구조가 은행과 결제 앱, 결제 서비스 사업자들에게 연간 상당한 규모의 새로운 수익을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 돈은 다시 경쟁에 투입될 수 있다.

더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고, 아직 UPI 사용이 적은 지역으로 들어가고, 서비스와 보안에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쪽도 있다.

이미 거대한 이용자와 가맹점망을 가진 사업자가 새로운 수익원까지 먼저 확보하면 후발 사업자와의 격차가 더 커질 수도 있다.

무료였을 때는 ‘누가 더 많은 사람을 모으느냐’가 중요했다.

수수료가 생긴 뒤에는 누가 이미 많은 거래를 갖고 있느냐도 중요해진다.

가격 정책 하나가 결제 시장의 경쟁 구도까지 건드릴 수 있는 이유다.

사람들은 다시 현금을 쓸까

가맹점 입장에서 수수료는 반갑지 않다.

마진이 낮은 소매업에서는 작은 비율도 비용이다. 실제로 인도에서는 새로운 MDR을 두고 소매업계의 반발도 나왔다.

그렇다고 수억 명의 이용자가 바로 현금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결제에는 가격뿐 아니라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를 꺼낸다. QR 코드를 찍는다. 몇 초 안에 결제가 끝난다.

현금을 찾고 금액을 세고 거스름돈을 받는 과정이 사라졌다. 가게 입장에서도 현금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수고가 줄어든다.

한 번 일상에 들어온 편리함은 작은 비용 변화 하나만으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더구나 이번 수수료는 소비자가 결제 순간 직접 0.4%를 추가로 내는 방식도 아니다.

그래서 첫 번째 변화는 ‘UPI를 버릴 것인가’보다 가맹점의 비용 계산에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어떤 업종은 비용을 흡수할 수 있다. 어떤 업종은 상품 가격을 결정할 때 조금 더 민감해질 수 있다. 면제 대상인 작은 가게에는 영향이 없거나 제한적일 수 있다.

같은 UPI를 계속 쓰더라도 그 뒤에서 돈을 나누는 방법은 달라질 수 있다.

무료 서비스의 가격표는 처음부터 0원이 아니었다

UPI의 변화가 흥미로운 이유는 이것이 결제 이야기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무료 서비스에는 종종 보이지 않는 가격표가 있다.

처음에는 정부나 기업, 투자자 또는 다른 사업 부문이 비용을 대신 부담한다. 대신 이용자를 모은다.

이용자가 늘면 습관이 만들어진다.

습관이 만들어지면 다른 사람이 많이 쓰기 때문에 나도 계속 쓰게 되는 네트워크의 가치가 커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질문이 바뀐다.

이제 이 시스템을 누가 계속 돈을 내며 운영할 것인가.

한국의 간편송금 서비스가 송금에서 시작해 더 넓은 금융 서비스로 확장했던 것처럼, 사람이 모인 네트워크에는 처음과 다른 경제적 가치가 생긴다.

UPI는 더 큰 규모에서 그 다음 단계를 보여주고 있다.

0.4%는 작은 숫자다.

그러나 한 달에 약 245억 건이 오가는 결제망에서는 작은 비율도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

앞으로 볼 것은 UPI 거래량 하나가 아니다.

가맹점들이 이 비용을 얼마나 흡수하는지, 소비자의 결제 습관이 실제로 달라지는지, 대형 결제 사업자들이 새 수익을 어디에 다시 투자하는지까지 봐야 한다.

무료였던 결제망에 가격표가 붙는 순간에도 돈은 갑자기 생기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누가 내고, 누가 받고, 그 돈으로 다음에 어떤 수를 두는지가 달라질 뿐이다.

다음에는 이 질문을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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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UPI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결제할 때 0.4%를 더 내야 하나요?

아닙니다. 새로 도입되는 0.4%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가맹점 결제에 붙는 MDR입니다. 소비자에게 UPI 이용료라는 이름으로 0.4%를 직접 추가 청구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모든 UPI 결제에 0.4% 수수료가 붙나요?

아닙니다. 일정 금액을 넘는 가맹점 결제가 주요 대상이며 소규모 가맹점에는 면제 조건이 있습니다. 업종이나 거래 규모에 따라 적용 방식과 상한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UPI는 왜 그동안 무료에 가까운 구조를 유지했나요?

초기에는 이용자와 가맹점을 빠르게 늘려 결제망 자체의 가치를 키우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사용자가 많아지면 가맹점이 들어오고, 가맹점이 많아지면 다시 사용자가 늘어나는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수수료가 생기면 UPI 이용자가 다시 현금으로 돌아갈까요?

현재로서는 그렇게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UPI는 이미 일상적인 결제 습관으로 자리 잡았고 소비자가 결제할 때 직접 0.4%를 추가 부담하는 구조도 아닙니다. 실제 영향은 가맹점이 비용을 얼마나 흡수하는지와 다른 결제수단의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국에도 UPI와 비슷한 성장 사례가 있었나요?

UPI와 동일한 제도는 아니지만 토스의 초기 간편송금에서 비슷한 성장 순서를 볼 수 있습니다. 편리하고 저렴한 송금으로 많은 이용자를 먼저 확보한 뒤 계좌 조회, 신용조회, 투자, 보험 등으로 서비스를 넓혔습니다. UPI는 공공 결제 인프라이고 토스는 민간 금융 플랫폼이라는 차이는 있습니다.

참고자료

Reuters — The hidden cost of India’s free UPI

Reuters — India’s UPI ends free era with fee on large merchant payments

Reuters — India’s UPI fee shake-up: What changes and why it matters

NPCI — UPI Product Statistics

연합뉴스 — 토스, 간편송금 누적액 10조원 돌파…올해 매출액 200억원 예상

연합뉴스 — 비바리퍼블리카 “‘토스’ 누적 가입자 1천만 명 돌파”

연합뉴스 — 토스·카카오페이 등 간편송금액 지난해 12조…1년새 390%↑

머니레시피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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